산책길에서 우리 가족을 반기는 동네 고양이들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아이들 데리고 동네 산책을 나갔습니다. 남푠님은 집에 있겠다고 하니까 저랑 아이들만 정원 산책로를 걸어다녔어요. 오늘도 동네 고양이 달그림자(Moon Shadow, 왼쪽)와 길양이 더 후드(The Hood, 오른쪽)를 만났어요.

두 녀석 모두 제 아이들 넷을 보더니 아주 반가워합니다. 다행히 두 녀석들의 지역구가 달라서 아이들이 이뻐해줄 때 고양이끼리 서로 질투하고 그런 것은 없습니다. 달그림자는 쓰다듬어 달라고 포즈를 취하며 이쁜 짓을 하고, 더 후드는 산책길 저 멀리서 아이들을 보고는 반갑다고 강아지처럼 막 달려와요. 이 녀석이 강아지인지 고양이인지... 아주 헷갈리는 상황.

더 후드, 넌 역시 고양이 탈을 쓴 강아지였어.

아이들이 더 후드를 오랫동안 쓰다듬고 이뻐해 주니까 녀석이 엄청 좋아합니다. 아이들도 더 후드와 즐거워서 행복한 웃음을 깔깔깔.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세째는 더 후드에게 "내일 보자"하고 귀 가까이에다 속삭여 줍니다. 저번엔 만 4세 막둥이 네째가 더 후드에게 뽀뽀까지 하려고 해서 그거는 제발 하지 말라고 했어요. 휴우~. 제 아이들은 어째 이리도 동물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아빠쪽을 많이 닮았나 봐요. 요즘 보니까 더 후드는 저희 가족이 산책 나올 때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산책길에서 저희를 보면 반가워서 어쩔줄을 몰라해요.

아가들아, 이렇게 동네 고양이나 길양이 이뻐하는 걸로 집에서 개나 고양이 키우는 걸 대신하자. 이 얼마나 편하니~

진짜 집에서 개나 고양이 키우는 대신에 이렇게 동네 동물들을 지금처럼 이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겠어요. 반려동물 키우면 제가 할 일이 제일 많아지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