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피닉스, 아이들과 동물들은 즐겁고...
- 노라네 이야기
- 2015. 2. 18. 03:00
한국에서는 지금 설날 준비로 한창 바쁘겠어요. 미국에서는 어제 16일 대통령의 날 (Presidents' Day) 연휴가 끝났습니다. 미국은 오늘부터 일상으로의 복귀예요.
지난 연휴 내내 피닉스 날씨는 정말 아름다웠어요. 어제 기온은 화씨 78도로 섭씨로는 25.5도였는데 바람도 살랑살랑하고 야외활동에 딱 좋았습니다. 이 정도 기온이면 약간 덥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많이 있더군요. 그런데 저한테는 이 정도가 따땃하니 정말 좋다 할 그런 느낌이에요. 저는 진짜 피닉스의 2월이 너무 좋아요. 저에게는 가장 쾌적하게 느끼지는 날씨, 바로 그것이거든요.
연휴니까 울집 아이들도 동네정원에서 친구들이랑 연휴 내내 신나게 놀았죠. 어제도 보니까 친구 하나가 가져온 얇은 담요 두 개를 잔디 위에 깔고 아이들 모두 피크닉을 하고 신났더군요. 담요에 앉는다고 신발도 다 벗고 맨발이에요. 재잘재잘 떠들고, 까르르 웃고, 노래 부르고, 학교 놀이도 하고... 아주 재밌게 놀길래 저도 과자랑 음료수 가져다줬어요.
아이들이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도 사진을 찍었지만 블로그에 올리는 것은 생략. 사진은 없지만 말할 수 있는 건 이 집 아이고 저 집 아이고 간에 모두들 너무 귀여웠어요. 아이들 피크닉 사진이 없더라도 어떤 모습이었을지는 쉽게 그림이 그려질 거예요.
아이들은 놀이터 주변에서 피크닉을 하고 놀고 저는 혼자서 동네정원을 여러 바퀴씩 돌고 또 돌았습니다. 햇빛 쬐는 걸 아주 좋아하거든요. 온몸으로 느끼는 햇빛의 에너지. 너무 좋아요. 햇빛을 쬐었더니 얼굴이며 팔다리가 적당하게 노릇노릇 구워(^^) 졌어요. 적당하게 그을리면 건강해 보이기 때문에 이것 때문에도 햇빛 쬐기를 좋아하죠.
한참 걸었더니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해서 서늘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시원한 물 한잔 들이켜니까 천국이 따로 없네요.
산책할 때 보니까 동네 길양이 더 후드는 더우니까 그늘에서 쉬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섭씨 0도 가까이 내려가 좀 추웠을 때는 햇빛 쬐면서 졸고 있더니만... 이젠 햇볕이 따뜻해져서 더 후드도 그늘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래도 첫째가 부르면 쪼르르 달려오고, 제가 지나가기만 해도 "야옹~" 그러면서 또 조르르 제게 달려옵니다. 저를 엄청 반가워해요.
차도남처럼 보이는 우리의 더 후드. 하지만 마음도 목소리도 따뜻한 보드라운 남자랍니다. 사진발이 안 받는 것 같은데 실제가 훨씬 잘생겼어요.
짜슥이 아무래도 저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왜 그러는지는... 제가 알죠. 밥 잘 주게 생겼으니까요. 사람 좋게 보인다는 뜻이니까 기분은 전혀 나쁘지 않습니다.
더 후드에게는 지금 동네에서 밥을 챙겨주시는 분들이 두 분이나 계세요. 그래서 요즘 살도 토동하게 많이 올랐고요. 제가 따로 먹이는 것으로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처럼 이뻐만 해 주면 돼요.
이제 한국도 곧 봄이 오고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완연해지겠어요. 겨울이 별로 춥지 않은 피닉스에서도 봄은 이렇게 좋은데 (엄밀히는 달력상으로 아직 겨울이지만), 곧 다가올 한국의 봄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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