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덕분에 곧 팔자 좋을 엄마 ^^
- 노라네 이야기
- 2012. 1. 4. 06:02
첫째가 음식을 하는 것에 참 관심이 많습니다. 얼마 전에 남편이 달걀을 저어서 지저 내는 것을 (이게 지단이겠죠?) 가르쳤는데 그 이후로는 이 지단 만들기 뿐 아니라 다른 음식도 해보고 싶은 열정이 가득합니다.
만 9세라서 키가 아직 작다보니 프라잉팬을 사용할 때 기름이 눈에 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보호안경을 쓰고 지단을 만드는데 꼭 화학 실험하는 학생같이 보이기도 하고 귀엽습니다. 사실 음식을 하는 것도 열을 이용하거나 여러 재료와 양념을 이용해 맛의 조화를 찾는 것이니까 일종의 화학반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난주에 첫째가 자신있어하는 음식인 지단으로 점심을 두어 번 만들어 보더니 오늘 점심도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합니다. 둘째랑 셋째도 첫째가 만든 지단이 너무 맛있다고 칭찬을 가득해주니 첫째가 의기충천합니다. 첫째에게 밥 짓는 것도 한번 시켜봤더니 쌀 넣고 물 넣고 하는 것이 재밌다고 오늘 점심밥도 자기가 만든다네요. 저는 음식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아빠를 닮았나 봅니다.
만 6살인 둘째도 첫째가 음식하는 것이 너무 부러운지 첫째의 지시에 따라 달걀을 냉장고에서 꺼내는 보조 주방장 역할을 하고 있군요. 둘째의 장래희망 중의 하나가 셰프가 되는 것인데 첫째를 도와주면서 셰프가 된 느낌이 드나 봅니다. 아이들이 이러다 보니 제가 인생이 참 편해지려고 하네요~~
지금 첫째와 둘째는 점심 준비에 바쁘고 셋째와 네째는 노느라고 바쁩니다. 만 4살짜리 셋째가 의자 3개를 가지고 와서 일렬로 세워놓고 막둥이와 함께 앉아서 놀고 있습니다.
이게 자동차라나 뭐라나 그렇답니다. 아침에 "탐험가 도라(Dora the Explorer)"를 열심히 보더니 다람쥐 친구 티코의 자동차에 영향을 받았나 봅니다.
설거지 하면서 보니까 셋째가 25개월 막둥이가 의자에 앉는 것을 도와주고 상상 속의 안전벨트를 길게 빼내어 동생 안전벨트까지 매어 줍니다. 얼마나 귀여운지~~
지금 보니 보조 주방장 둘째는 주방장 첫째를 도와줄 게 더이상 없자 셋째, 넷째한테 가서 놀고 있네요. 뭘 그렇게 하는지 이야기를 만들고 상상력을 동원해 열심히 놀고 있습니다. 녀석들 노는 것만 봐도 웃음이 나오네요. 조금 있다가 첫째가, "점심 다 되었어요!" 하면 맛있게 점심을 해치울 겁니다. 9살인데도 이렇게 도와주는데 해가 갈수록 제 일이 점점 더 수월해지겠네요. 거기에 둘째도 함께 도와줄 테니 저는 복이 많습니다.
첫째는 독특하게도 설겆이도 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아직 어린데 설거지까지 시키고 싶지는 않고 이건 제가 하든지 남편이 집에 있으면 남편과 저, 둘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첫째에게는 이렇게 말해줬어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고마운데 아직 키가 좀 작으니까 키가 더 크면 그때 하자.
그리고 어른이 되면 싫컷 할 테니까 미리 할 필요도 없을 것 같고.
도와주겠다는 아이들이 많아서 이러다가 아이들 덕분에 몇 년 후에는 팔자 좋은 엄마가 되겠습니다. 몇년 후가 정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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