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Temps des fleurs
- 잡다한 연예부
- 2011. 10. 25. 18:00
얼마 전에 유투브에서 이런저런 비디오를 보다가 북한 평양소재의 한 외국어대 러시아과 여학생이 “Дорогой длинною”를 부르는 걸 들었습니다. (러시아어로 Дорогой длинною는 먼 길에서란 뜻이랍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이상하게도 샹송에 한동안 빠져 이 노래를 엄청 들어댔기 때문에 샹송으로 알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러시아과 학생이 러시아어로 이 노래를 불러서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까 이 노래가 샹송이 아니라 원래 러시아 노래였더군요. 이 노래는 콘스탄틴 포드레프스키(Konstantin Podrevskii)의 시에 보리스 포민(Boris Fomin)이 곡을 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자주 들었던 프랑스 샹송 버전은 이집트 출신 프랑스 여가수 달리다 (Dalida)가 부른 “Le Temps des fleurs” (1968년 발표) 입니다. 제목이 “Le Temps des fleurs”니까 “꽃들의 시간” 뭐 그렇게 해석하는 것 같습니다. 달리다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경쾌한 듯한 반주가 아주 잘 어울려서 제게는 여러 버전 중에서 지존으로 느껴지지요.
Dalida의 Le Temps des fleurs 앨범 표지
러시아곡 “Дорогой длинною”이 불어 버전 “Le Temps des fleurs”으로 변신하게 되기에는 중간에 영어 버전 “Those Were the Days”이 있습니다. 좀 복잡한가요??? ^^ 진 래스킨(Gene Raskin)이 러시아 원곡에 영어 가사를 붙이고 메리 합킨(Mary Hopkin)이 노래를 불러 1968년에 “Those Were the Days”를 발표를 했는데 상당히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유명한 비틀즈 (The Beatles)의 멤버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가 제작을 맡았다는군요. “Those Were the Days”의 인기에 힘입어 불어 버전으로 만든 것이 “Le Temps des fleurs”이구요. 따라서 러시아 원곡 Дорогой длинною -> 영어곡 Those Were the Days -> 불어곡 Le Temps des fleurs으로 몇 단계를 거쳤습니다.
위키피디아에서 정보를 찾아보니 “Those Were the Days”는 프랑스 버전 “Le Temps des fleurs” 외에도 다음의 나라들에서도 발표되었다고 합니다.
* 스페인: Que Tiempo Tan Feliz
* 독일: An jenem Tag
* 이탈리아: Quelli Erano Giorni
* 브라질: Pedro de Lara-la
저의 느낌으로 메리 합킨이 부른 영어곡 “Those Were the Days”는 부드러운 감수성이 돋보이고, 달리다의 불어곡 “Le Temps des fleurs”은 거친 듯한 목소리, 감수성, 경쾌한 반주가 아주 잘 어울린 걸작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러시아의 원곡 “Дорогой длинною”은 거친 느낌의 정제가 되기 전 원석같은 느낌이 들구요. 각각의 버전들이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아름답게 표현되었네요.
어떤 버전이 최고인지는 개인적 취향이니까 정답은 없습니다. 메리 합킨의 영어곡 “Those Were the Days”와 러시아 원곡 “Дорогой длинною”을 아래 유투브에서 가져와 붙였습니다. 불어곡 "Le Temps des fleurs"와 비교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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