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후 (Doctor Who)
- 잡다한 연예부
- 2011. 7. 3. 08:49
Sci-fi하면 미국 드라마나 영화가 꽉 잡고 있지만 영국 BBC도 괜찮은 sci-fi 작품들을 만듭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sci-fi 드라마라면 “닥터 후(Doctor Who)”가 절대 빠질 수 없지요. 이 대표적 드라마 “닥터 후”에서 갈라져 나온 또 다른 멋있는 드라마로 “토치우드(Torchwood)”도 정말 좋습니다. 물론 토치우드는 성인 시청자 위주로 제작된 드라마라서 내용적으로 약간 강하고 동성애에 대해 관대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저는 처음 토치우드를 시청했을 때 이 동성애에 대한 상당히 공개적인 묘사로 적잖히 문화적 충격을 받았지요. 미국은 이런 면에서 유럽보다 아직 보수적이거든요. 지금은 봐도 뭐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
닥터 후의 시간/공간 여행머신인 타디스(TARDIS)
원래는 주변 환경에 따라 가장 적합한 형태로 위장해서 변해야 하는데 닥터 후의 타디스는
위장장치 고장으로 60년대 영국 경찰 간이 전화박스(Police Box)로 형태로 언제나 고정되어 있습니다.
“닥터 후”는 정말 장수 프로그램입니다. 1963년~1989년까지 BBC에서 방영했다 중단되었고, 1999년 TV 영화로 잠깐 제작되었다가 2005년에 새로운 느낌으로 다시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기네북에도 최장수 sci-fi TV 드라마로 당당히 등재했다고 합니다.
2005년 “닥터 후”가 다시 BBC America를 통해서 미국에서 방송되었을 때 별로 기대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제 취향도 아니고 전에 PBS를 통해 60~80년대 옛날 “닥터 후”를 몇 편 봤는데 아무리 내용이 좋더라도 연기, 연출 등이 무슨 어린이 연극하는 느낌이 들어서 별로더라구요. 아마 영국의 연극적 전통이 TV 드라마 연출에도 연결되어 그런 연기나 연출 형태가 보였는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유치(닥터 후 팬들에게는 미안합니다)”한 편이였습니다. 비슷한 시기인 1960년대에 방송했던 미국의 “스타트렉(Star Trek)” 시리즈도 유치하긴 한데 “닥터 후”보다는 낫더군요. 물론 “스타트렉”은 컴퓨터 그래픽 부분을 요즘 다시 새로 단장하긴 했습니다. 아무리 그걸 감안해도 “스타트렉”이 더 좋아 보입니다.
미국에서 자라서 그런지 제 남편의 sci-fi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사랑은 뜨겁습니다. “스타트렉”은 당연히 다 마스터 해서 이벤트 연대기와 모든 외계종족들까지 줄줄 다 꽤고 있고 다른 주요 sci-fi 드라마나 영화에 대해서도 내용이나 주요 인물들을 줄줄 다 알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마블(Marvel)이나 DC의 만화책 sci-fi까지 줄줄입니다. 하지만 “스타트렉” 팬 컨벤션에 의상을 차려입고 갈 정도는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그 정도 열성 팬이라면 아마 남편과 결혼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
남편의 “닥터 후”에 대한 애정도 참 남다릅니다. 1980년대 초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남편은 당시 PBS에서 재방송했던 1960년대 “닥터 후”부터해서 전 에피소드를 빠짐없이 모두 다 시청했답니다. 그 유치한 예전의 에피소드들을 어찌 봤는지 저는 참 궁금한데 남편은 그래도 좋다는군요.
그러니 2005년 “닥터 후”가 21세기 기술로 새로 돌아왔을 때 남편은 난리가 났지요. 하두 좋아하길래 저도 같이 몇 편 봤는데 여전히 제 취향이 아니더군요. 아직도 연기, 연출에서 연극적인 요소가 많아서 몰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원래 “닥터 후”의 연극적 연출이나 연기가 본래 이 드라마의 특징이라고 설명을 해줬지만 미국적 부드럽고 자연스런 연기와 연출에 익숙해서 별로였습니다.
9번째 닥터 역을 맡았던 2005년 크리스토퍼 에클러스톤(Christopher Eccleston) 의 “닥터 후”는 그냥저냥 시청하고 이후 2010년 작년까지 10번째 닥터 역을 맡은 데이빗 테넌트(David Tennant) 때부터 재미가 붙어서 현재 11번째 닥터 맷 스미스(Matt Smith)에는 많이 빠져 있습니다. 시간이 가면서 스토리가 더 탄탄해지고 재밌어졌습니다.
11번째 닥터 맷 스미스
닥터와 함께 모험을 하는 닥터 걸 비슷끼리한 모험 동반자 에이미 Amy
(캐런 길런 Karen Gillan 분)
닥터와 역시 함께 모험을 다니는 에이미의 남편 로리 Rory
(아더 다빌 Arthur Darvil 분)
현재의 닥터 맷 스미스는 처음 닥터 역을 했을 때 나이가 26세라서 너무 어리다는 느낌이 들어 미스 캐스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연기력은 좋군요. 지난 시즌 마지막에서도 참 만족스런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영국 BBC에서는 올해 4월부터 새 시즌을 방송했다고 하는데 미국에서는 BBC America를 통해 여름부터 방송한다고 하네요.
새 시즌 예고를 보니 감독의 꽉 짜여지고 섬세한 연출의도가 보이는군요. 감독은 연기자가 맡은 역할의 극 중 관계에 대한 무의식적 계산이 보여주는 그 섬세한 부분까지 표현하기 위해 일부 연기자들에게는 역할관의 관계를 알려주고 일부에게는 그 관계를 미리 알려주지 않았답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이 “닥터 후”의 시즌 예고를 보시면 아실 겁니다. 참 연출을 프로답게 하시는군요.
제 첫째와 둘째는 2008년 “닥터 후”의 어린이용 스핀오프인 “더 사라 제인 어드밴처즈(The Sarah Jane Adventures)”를 상당히 좋아했는데, 미국에서는 SyFy 채널에서 시즌 1만하고 더 이상 방송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빠를 닮아 sci-fi를 좋아하는데 많이 아쉬워 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저희 식구들은 거의 모두 “닥터 후” 관련 드라마 팬입니다. ^^
60년대 시작한 드라마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라서 “닥터 후”에서 우주 최대의 무서운 적 “달렉스(Daleks)”는 유치한 삐리삐리 로봇같이 생겼고, 인간이 로봇화된 “사이버맨(Cybermen)”도 약간 촌스러운 듯 하지만 전체적으로 재밌습니다. 이번 여름에 시작할 새 시즌이 기대가 됩니다. BBC America에서 빨리 방송해 줬으면 좋겠네요.
달렉스(Daleks) 제가 보기엔 귀여운데 우주 최대의 무서운 적이라는군요.
사이버맨(Cybermen) 이 분들도 상당히 위험한 존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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