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TV 만화와 극장 만화의 추억

남편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것은 1980년대 초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어릴 때 즐겼던 1980년대 초까지의 TV 만화나 장편만화의 주제가를 들으면 갑자기 어린 아이가 된 것 마냥 너무 좋아하지요. 저와 남편이 동갑이라 남편이 이민 오기 전까지 한국에서 같은 만화를 보며 자란 세대라서 만화 주제가를 들으면 둘 다 말이 많아 지고 신나집니다. 저도 만화를 즐겨 봤는데 제 남편은 정말 만만치 않았더군요. 그 노래와 가사를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노래를 부를 때 보면 6~7살 어린 아이같아 보입니다. 귀엽습니다~~


1976년판 로보트 태권브이 극장용 포스터



유투브에서 보니 한국에서 방영했던 TV 만화나 극장용 만화 주제가들을 올리신 분들이 많이 계시더군요. 대단하십니다. 당시는 VHS도 그렇게 많이 보급이 되지 않았었고 또 녹음을 했더라도 장기간 잘 보관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정말 존경스럽네요. 덕분에 30~40십대들이 어릴 적을 생각하며 노스탤지어를 즐길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저와 남편이 기억하는 것들 중 일부만 아래에 목록을 만들어 봤습니다. 각 만화 제목을 누르시면 유투브에서 영상과 노래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이겨라 승리호

너무 어릴 때 봤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네요. 그래도 비디오를 보니까 너무 좋습니다.


황금박쥐

저는 조금 기억이 납니다. 남편은 이 노래를 신나서 같이 따라 부릅니다.


별나라 손오공

이 만화도 남편이 더 좋아했더군요. 저는 약간만 기억납니다.


마징가 제트

남편과 제가 신나하는 또 다른 만화입니다. 만화제목에서는 Z를 제트로 읽었었지요. ^^


로보트 태권브이

정말 저에게는 “마루치 아라치”와 더블어 대표적 추억의 만화영화지요. 어릴 때 극장에서 신나게 본 기억이 납니다. 옆에 남자아이들이 앉아 있었는데 정말 열광하더군요. 극장이 함성으로 가득 찼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이 만화가 마징가 짝퉁이라고 뭐라고 해도 저는 “로보트 태권브이”가 너무 좋아요. 이 주제가만 들으면 왜그리 신나는지. 지금도 남편이랑 둘이 태권브이 동작을 하며 노래부릅니다. 철없는 부부~~ ^^


마루치 아라치

로보트 태권브이와 함께 정말 좋아했던 장편만화입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까 뭐 선전선동 느낌이 강한 것이 북한 만화영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당시가 박정희 정권 때라서 반공을 내세운 선전선동 어린이용 만화영화도 참 많았지요. 아이들마저 정치적 도구로 사용했던 나쁜 어른들!


짱가

짜 짜 짜 짜 짜장면! 이렇게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남편도 엄청 좋아합니다.


하록선장(1) & 하록선장(2)

아마 이 만화가 전두환 정권 때 방영금지 되었던 문제의 그 작품일 겁니다. 주인공 하록의 강한 반군부 성향이 당시 누군가를 상당히 찔리게 해서 아이들 보는 만화인데도 방영금지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하록선장 덕분에 다른 공상과학만화가 한동안 TV에서 사라졌었다지요. 슬픈 역사네요~


은하철도 999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999! 더 말이 필요없는 전설이지요. 노래 가사도 참 서정적이네요.


이상한 나라 폴

시간이 멈추고 다른 차원에서 여러 모험을 즐긴다는 설정이 정말 재미있었지요. 니나를 납치한 나쁜 대마왕 아자씨! 저는 심술쟁이 버섯돌이도 참 좋아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버섯으로 버섯전골이나 만들어 먹을까나~~


독수리 5형제

아주 좋아했던 만화 중의 하나입니다. 저는 5형제 중 1호보다 2호가 참 멋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떤 분이 유투브 영상 댓글에서 이 만화제목의 오류를 지적하시네요. 독수리 5형제가 아니라 1호: 독수리(남자), 2호: 콘돌(남자), 3호: 백조(여자), 4호: 제비(남자), 5호: 부엉이(남자)라서 “조류의 탈을 쓴 인간 다섯 의남매”랍니다. 날카로운 지적이시군요. ^^


엄마 찾아 삼만리

이 만화는 엄마를 만날 듯 하다가 계속 한발 늦어서 못 만나구. 좀 우울합니다. 열심히 본 만화인데 이상하게도 끝에 엄마를 만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도대체 어찌된 것인가???


들장미 소녀 캔디

여자 아이들이 이 만화에 거의 미쳐 있었지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주제가도 내용도 너무 심하게 우울한 것 같습니다. 어릴 때 만화책으로도 미친듯이 읽었는데 어째 이상하게 끝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ㅠㅠ


미래소년 코난

미국에서는 미래소년 코난을 방송하지 않았나 봐요. 제 남편은 이 만화를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느낌을 공유할 수가 없습니다. 아쉬워요~~


개구리 왕눈이

이것도 남편은 한번도 본 적이 없더군요. 저만 즐깁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이 만화도 필요이상으로 우울합니다.


빨강머리 앤

이것도 남편은 본 적이 없어서 저만 즐기는 주제가입니다. 앤은 참 멋진 캐랙터예요. 제 어릴 적 이상형이였습니다. 책도 너무 좋아서 읽고 또 읽고 미국에 와서도 영문원본으로도 읽고 또 읽고. 앤과 길버트의 알콩달콩 풋풋한 감정도 콩닥콩닥. 어릴 때 재밌게 봤던 만화나 재밌게 읽었던 책들은 잘 잊혀지지 않습니다.


피구왕 통키

살벌한 피구세계! 불꽃슛 한번 맞으면 곧 저세상으로 뜰 것처럼 살벌합니다. 그래서 아주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80년대 중반 이후의 만화는 남편과 공유할 것이 별로 없어서 그저그런데 남편이 미국에서도 봤던 “세일러문”이나 “스머프”는 또 다르군요. “세일러문”은 너무 여성적인 내용이라 남편은 몇번 시청하지 않았다고 하고, “스머프”는 아주 재밌게 봤다고 합니다. “세일러문”의 한국판 만화 주제가 비디오를 찾아서 오랫만에 보니 왜 이리 유치하고 온 몸을 오글거리게 하는지... 이 만화를 아주 즐긴 편은 아니고 가끔 봤었는데 제가 이걸 좀 봤다니 저도 참 대단했었네요~~ 그래도 이 주제가를 들으니 즐거운 기분은 듭니다.

세일러문


세일러문



“스머프”는 정말 재밌는 만화였지요. 저는 여러 스머프 중에서 익살이 스머프가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익살이 스머프 성우분이 목소리를 참 개성있게 잘 표현 하셨던 것 같아요. “호효효효~” 뭐 이 비슷하게 웃어댈 때 참 재밌더라구요. :) 스머프를 잡아 금으로 만드려던 못된 마법사 가가멜과 심술쟁이 고양이 아즈라엘도 기억나고 다른 독특한 스머프들도 기억납니다. 어른의 눈으로 바라본 예전의 스머프 세상은 엄격한 구분과 역할 분담이 있는 사회적, 정치적인 세상같이 보이긴 하지만 저는 아이의 눈으로 추억을 즐기고 싶습니다. ^^


스머프



고맙게도 어떤 분이 유투브에 한국판 스머프 주제가를 올려 두셨던데 이 주제가가 불어였는지 여지껏 몰랐습니다. 한국어로 부른 다른 것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잘 모르겠네요. 가사가 기억나지 않는 걸 보니까 스머프 주제가 자체가 불어였던 것 같긴 합니다. 유투브 비디오에서 보듯이 처음에 성우들이 한국어로 “이리 와! 다 함께 노래하자!” 이렇게 해 놓고 불어로 노래를 다 불러 버리니 따라 부르기 힘들었겠지요. 어떤 분이 한국판 주제가에 대해서 이렇게 댓글을 올려 두셨더군요.


같이 노래하자 해놓고 불어로 떠들어서 애들이 대략 멍해진다.


윗 댓글 올리신 분은 센스쟁이! 한참 웃었습니다. 아래에 스머프 주제가 비디오를 연결해 두었습니다. 불어가 되시는 분들은 함께 노래부르셔도 되겠네요. ^^




이 외에도 많은 만화가 있지만 제가 다 리스트를 올리기도 그렇고 이 정도로 끝내겠습니다. 역시 어린 시절의 이런 추억은 기억의 한자리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는군요. 이 묘한 노스탤지어~~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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