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에 수영의 계절이 돌아 왔습니다.

토요일인 5월 10일에 저희 동네 수영장이 개장을 했습니다. 저희 동네는 보통 5월 중순~10월 중순까지 수영장을 개장해요. 하지만 개장 첫날은 보통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잘 가지 않습니다. 그래봐야 동네 아이들과 어른 포함해 최고 10명 정도 있는 거지만 저는 사람 많은 건 딱 질색이예요. 수영장이 꽤 큰 편인데도 사람들이 좀 있으면 불편해요. 사람들이 좀 있으면 제 아이들이 어디 있는지 잘 볼 수 없거든요. 그럼 위험할 수도 있구요. 제 아이들에게는 수영하기에 요즘 날도 좀 쌀쌀하고 사람들 많은 것도 싫으니까 월요일이나 그 이후 조용할 때 수영가자고 했지요.




오늘 일요일 아침부터 둘째가 계속 창 밖만 바라 봅니다. 나가서 놀고 싶은 그런 느낌은 아니고 자꾸 뭔가 다른 것을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분위기... 저는 그럼 은근히 불편해집니다. 남푠님이 제게 귓속말을 하더군요.


남푠님: 아무래도 둘째가 수영가고 싶어서 저러는 것 같은데?

나: 그래도 오늘은 너무 추워. 내일이나 좀 더 따뜻해지면 그 때 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런데 둘째가 너무 가고 싶어하니까 남푠님 마음이 약해졌나봐요. 이제는 수영가자고 저한테도 조릅니다. 저는 추워서 정말 가기 싫은데 말이죠. 흑흑. 오늘 낮최고 기온이 화씨 86도(섭씨 30도)였거든요. 그리고 며칠동안 기온이 높지 않아서 수영장 물 온도는 추울 게 뻔했구요. 그래도 저리 가고 싶어하는데 어쩌겠어요. 모두들 수영복 주섬주섬 갈아입고 준비하고 집에서 나가 수영장에 갑니다. 야외활동하기 딱 좋은 기온인데 수영하긴 좀 추울 그런 날씨였어요. 그래서 그런지 대낮인데도 수영장엔 아무도 없더라는.... 뭐 평상시에도 사람들이 없어서 거의 전용 수영장처럼 사용하긴 하지만요.




물에 들어가니까 약간 춥게 느껴집니다. 후덜덜덜 으스스스. 그래도 아이들은 올해 첫 수영에 신나서 좋아 죽습니다. 온 몸이 물속에 있는 게 반쯤 물밖에 나온 것보다 따뜻해서 저는 계속 물 속에서만 놀았어요. 역시 몸은 정직해요. 6개월 간 수영을 하지 않았는데도 잘 누비고 다닙니다. 다만 지구력이 제가 좀 딸리죠. 계속 수영하다보면 한달쯤 후에는 향상된 지구력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첫째는 물찬 제비라서 물 속에 옆을 씽씽 지나다녀요. 어떨 때는 제가 좋다고 저만 쫓아다니기도 하는데 덩치도 저랑 비슷한 게 빠르게 쫓아오니까 저는 도망다니느라고 바쁩니다. 헉헉.


올해부터 수영장 규정을 바꿔서 8 피트(2.6 m) 물깊이에서는 다이빙도 허가했어요. 저도 오늘 다이빙을 했는데 오랫만인데도 배치기도 하지 않고 잘 되더군요. 저는 다이빙 할 때 물 속에 쑤~욱 들어가는 느낌이 참 재밌어요. 하지만 40분 정도 수영하고 추워서 물에서 나왔습니다. 덜덜덜덜. 그런데 남푠님이랑 아이들은 여전히 물에서 잘 놀더군요. 강하다~! 어쨌든 오늘 수영을 했으니까 아이들의 수영 간질거림은 좀 완화되었을 거예요. 날이 좀 더 따뜻해져서 물도 따뜻해지면 그 때 수영가고 싶어요. 저는 오늘 추운 수영의 여파로 아직도 머리가 띵~하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은 수영하느라 힘 좀 써서 그런지 정신없이 단꿈을 꾸고 있습니다.


저 아닙니다. ^^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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