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피닉스의 스케일 큰 모래폭풍 (2014. 7. 3)

2014년 7월 3일 피닉스에 모래폭풍이 제대로 불어 줬습니다. 모래폭풍이 불 것이라고 일주일 전부터 예보를 했는데 딱 맞아 떨어지네요. 여기는 일기예보가 대체로 잘 맞는 편이예요. ^^


이 모래폭풍은 애리조나주 대기중의 습도가 높아지는 몬순기간에 주로 발생합니다. 지금까지 3년 이상 피닉스 생활을 통해 얻는 점이 있다면 큰 모래폭풍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전후로 해서 발생하는 것 같다는 것이예요. 저희가 피닉스로 이사왔던 2011년 그 해에도 7월 5일에 큰 모래폭풍이 불었거든요. 당시 생애 첫 모래폭풍과의 만남인데다가 규모도 유달리 큰 것이여서 제가 잘 기억하고 있죠.


몬순기간 발생하는 모래폭풍은 대기상층의 차가운 공기가 하층으로 내려와 땅에 부딪히면서 사막의 먼지나 모래를 불어올려서 생기는 모래폭풍이예요. 이런 모래폭풍을 하붑(haboob)이라고도 부릅니다. 하붑은 아랍어로 집중적인 모래/먼지폭풍을 일컫는 것이구요. 여름철 동안 애리조나주 피닉스나 투산에 살게 되면 일기예보에서 먼지폭풍 dust storm이나 하붑이란 단어를 자주 듣게 될 겁니다. 참, 미국에서는 이런 종류의 폭풍을 모래폭풍 sand storm이라 부르기보다 먼지폭풍 dust storm으로 주로 불러요.




오늘 모래폭풍이 있을 거라고 해서 기대하고 있었죠. 보통 모래폭풍 하붑은 저녁 7시쯤해서 만날 수 있거든요. 저녁 먹고 난 후 밖을 보니까 붉으스름하게 물든 것이 폭풍이 올 것 같기도 하고 그냥 구름만 막 낀 것 같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까 지표면 가까이 위치한 구름같은 것이 사실은 모래폭풍이였어요. 모래폭풍이 남쪽에서 마구 몰려 오고 있는 중이였다는... 사진 몇 장 찍어 봤습니다.




사진찍다 보니 이제는 진짜 심각하게 가까워 지려고 하길래 집으로 후다닥 들어 왔습니다. 모래폭풍시에는 강한 바람 속에 먼지/모래가 엄청 날려서 피할 수 있으면 실내에 있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언제나처럼 한 30분간 미친듯 불어대다가 모래폭풍은 이동했습니다. 모래폭풍이 떠나자마자 이번에는 천둥번개가 치고 소나기가 내립니다. 덕분에 대기중의 먼지들이 씻어내리는 기특한 효과를 내고 있어요. 제가 천둥번개를 좋아해서 아이들이랑 신나서 구경했는데 아쉽게도 번개만 찌르르르 봤습니다. 먼 곳에서 치는지 천둥소리는 크지 않더군요. 아쉬워요.


천둥번개도 떠나고 이제 비만 조금 내리는데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졌어요. 지금 온도는 섭씨 26.6도(화씨 80도). 모래폭풍 바로 전에는 섭씨 41도(화씨 106도)였는데 두어시간 사이에 섭씨로는 무려 15도 가까이 뚝 떨어진 거죠. 대신 소나기덕에 습도는 17%에서 58%로 급상승. 지금 피닉스는 꼭 한국 한여름 소나기 내린 후 같은 느낌이지만 피닉스 주민들에게는 아주 선선한 여름기온입니다. 지금 신나서 창문을 다 열고 이 여름의 시원함을 즐기고 있어요. 습도가 높아져 약간 끈적거려도 기분은 좋네요. 거기에 모래폭풍 먼지들이 소나기 빗물에 씻겨 그 특유의 흙냄새가 공기 중에 꽉 차있어요. 한국 소나기 크게 내리기 전 그 흙냄새 나는 것 있잖아요. 꼭 그 냄새예요.


다른 분들도 오늘의 모래폭풍 사진을 찍어 방송국에 올렸군요. 몇 장 찾아서 아래에 붙여 봤습니다. 피닉스의 스케일이 큰 멋진 모래폭풍 하붑을 함께 느껴 보세요.


* 사진출처: Phoenix abc 15

야외행사가 있었던 모양인데 모래폭풍이 오니까 접고 떠나고 있습니다.

일부는 이 상황에도 아주 느긋합니다. 지금 여유부릴 상황은 아닌 듯한데...

빨리 자리를 뜨시와요~ ^^;;




* 사진출처: azcentral

모래폭풍이 본격적으로 불면 이렇게 잘 보이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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