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도 해 먹고, 사발면으로 향수도 느껴보고

피닉스 여름이 더워서 그런가 여름철에는 시원한 오이가 많이 먹고 싶어져요. 그래서 오이, 서양무 래디쉬(radish), 다른 채소거리를 사러 히스패닉 마트에 갔습니다. 오이와 래디쉬 등 미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만드는 우리집식 김치를 만들어서 먹으려구요. 히스패닉 마트는 전체적인 채소가격이 좋은 편이라서 저렴한 가격에 우리집식 김치를 담을 수 있거든요.




래디쉬 김치


오이 김치


오이 물김치



위 김치들을 만들기 위해 사온 채소의 일부입니다. (위 사진은 작년에 찍은 걸로 리사이클링했어요. 하지만 이번에 만든 김치의 비쥬얼도 거의 동일합니다. ^^)




히스패닉 마트에 간 소기의 목적은 제대로 달성했는데 곁다리로 사온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사발면!"


겉포장과 안포장 (미국 현지생산입니다)



히스패닉 마트인데도 사발면 가격이 좋더라구요. 세금 전 개당 $59 (약 600원). 히스패닉계 주민들이 점심으로 사발면을 많이 먹어요. 짧은 시간에 간단히 먹을 수 있고 또 히스패닉계 주민들도 매운 걸 아주 좋아하거든요. 저는 대학 다닐 때 도서관에서 사발면 먹으며 공부(^^)하던 기억이 있어서 가끔씩 사발면이 향수를 불러 일으킵니다. 작년 8월에도 미국 마트에서 사발면을 발견하고 사다 먹은 글을 올렸더군요. 그러고 보니 딱 1년만에 사발면을 먹는 거예요.


가격이 좋아서 남푠이랑 저랑 한개씩 두 번 먹으려고 4개를 집었다가 아이들이 삐질까봐 식구끼리 하나씩 먹자로 바꿔 6개를 집어 카트에 넣었어요. 그후 남푠은 카트 밀으면서 아이들 두명이랑 다니며 따로 장보고, 저는 다른 아이 두명 데리고 빵 코너에 갔었지요. 빵을 고르며 생각해 보니까 사발면 6개면 좀 많이 사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남푠에게 찾아가 카트 안쪽 사발면을 찾으며 아무래도 4개로 줄여야 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남푠 왈,


남푠: 가격이 좋길래 통 크게 한 박스(12개)로 카트 아래에 올려 놨어.

나: 써~얼~렁! 



한 박스 12개



그러고 보면 장볼 때 제 남푠이 저보다 손이 더 커요. 남푠이 통크게 사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저도 OK 해줬죠. 덕분에 한동안 사발면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사발면을 만들어 줬더니 면발이 입에 맞지 않는다네요. 몸에 좋은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먹지 않으면 제 몫이 많아지니까 오히려 다행.


이제 사발면도 있겠다, 김치도 있겠다. 그래서 아이들 다 재우고 남푠과 둘이 밤참으로 사발면 + 래디쉬 김치를 먹었습니다. 새로 담은 김치까지 곁들이니까 진짜 한국에서 먹는 느낌이예요. 김치랑 사발면을 먹으면서 너무너무 신나서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시절 먹었느니 어쩌니 하면서 남푠에게 열심히 조잘조잘. 먹고 난 후 혀를 불편하게 하는 첨가물의 부담스러움도 이 향수덕에 견딜만 했구요.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는.... 얼굴이 너무 부어서 눈도 잘 안 떠져요. 남푠도 붓긴 했는데 저보다 덩치가 있으니까 같은 양을 먹어도 상태가 심각하게 다릅니다. 아이들은 제 달덩이 얼굴을 보고 웃느라고 정신없고. 이 달덩이 얼굴의 붓기가 가라앉는데 한나절이나 걸리더군요. ㅠㅠ 다음부터 밤참으로는 절대 라면 + 김치는 피해야겠어요. N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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