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븐 닭구이 - 간편하게 만들어 먹는 저녁식사

피닉스 여름날이 더워서 오븐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에어컨으로 열심히 실내온도를 내려놨는데 오븐으로 다시 올리는 게 약간 바보스러운 행동같이 느껴져서요. 그런데 이 더운 피닉스 기온이 요즘 좀 내려갔습니다. 얼마로 내려갔냐구요? 섭씨 38~40.5도(화씨 100~105도). 한국에서는 이 온도면 여전히 더운 기온이지만 피닉스인들에게는 덥지만 괜찮은 기온입니다. 특히 섭씨 38도대면 저는 기분 좋아져요. 얼마 전까지만해도 섭씨 45도를 넘나드는 기온이였거든요. 섭씨 45도 넘으면 저처럼 더위 잘 안타는 사람도 아주 더워요. 그럼 다른 사람은... 그렇게 더울 때는 에어컨 켜있는 집안에 가만히 짱 박혀 있는 수 밖에 없지요.


다행히 요즘 선선한(^^) 기온이 계속되어서 오랫만에 오븐을 돌리기로 했습니다. 한동안 오븐요리를 먹지 않았더니 먹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집에 덩치 큰 닭 몇마리도 있겠다, 남푠님도 손수 만들어 준다고 하겠다고 하니 저녁은 오븐 닭구이로 결정! 제가 사실 이 상황에서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기도 하구요. 며칠 전 말복이라고 삶은 닭을 열심히 뜯어 먹어줬는데 닭사랑은 사그러들지 않습니다.


오븐 요리를 하겠다고 하니까 첫째랑 둘째가 (만 12세 & 만 9세) 비스킷도 만들고 싶대요. 그래서 어차피 오븐으로 집안이 데워질 거니까 "오냐!" 했죠. 녀석들은 비스킷, 컵케이크, 파이 만드는 걸 아주 좋아해요. 제 생일 케이크도 직접 만들겠다고 지금 의지가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진짜 거짓말 하나도 보태지 않고 아이들끼리 잘 만들기 때문에 생일 케이크도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제 생일은 아직 아주 멀었어요.) 큰 아이들 둘이 비스킷을 잘 만드니까 저랑 남푠은 하나도 간섭할 필요도 없습니다. 비스킷이 완성된 뒤 아이들이 "드세요~!"하면 가서 먹기만 하면 돼요.


남푠의 요청으로 아이들이 보통 때보다 2배 양의 비스킷을 만들었습니다. 오븐 닭구이를 시작하면 완성될 때까지 1시간 30분정도 걸리니까 우선 구운 비스킷을 먹으면서 기다리다가 나머지 남은 것는 닭구이랑 함께 먹으려구요. 비스킷은 아이들이 굽고, 오븐 닭구이는 남푠이 만들어 주는 거네요. 저는 진짜 팔자가 핀 아내이자 엄마예요. 음식하기 좋아하는 남푠하고 아이들을 두니까 생활이 여유로워집니다. 남푠복과 자식복이 많은 팔자 핀 여인. ^^


아래는 저희가 먹은 오븐 닭구이 사진입니다. 가끔 해먹기 때문에 전에도 사진을 올린 적이 몇 번 있어요. 여러번 해먹어도 닭구이는 여전히 맛있습니다. 게다가 만들기도 아주 쉽구요.


오븐에서 갓 나온 닭구이의 자태 - 닭 큰 놈 하나 + 추가 닭다리들 + 감자, 당근, 양파

저희는 먹성좋은 아이들 넷과 여전히 먹성좋은 어른이 둘이나 있어서 닭 한마리는 아쉬운 느낌이예요.

그래서 1 마리 + 닭다리 & 닭허벅지 구성으로 구웠습니다.


음식 앞에서 약해지는 자아를 발견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언제나 사랑이 넘치는 가족이어야 하니까... ^^


남푠님 한 접시 - 닭가슴살로 가져가셨군요.

남푠은 그레이비 소스를 비스킷, 감자, 당근 쪽에 얹어 줬습니다.


아이들 접시들

그레이비 소스를 원하는 녀석들도 있고 원하지 않는 녀석들도 있어서 약간씩 구성이 다릅니다.

아이들은 닭다리와 닭허벅지 살이 좋다고 그것만 달라고 합니다.

남푠이랑 저는 닭가슴살을 좋아하니까 "No Problem!"



이건 누구 것인데 맥주 한 캔이 턱하니 앉아 있을까~요? 바로 저의 것! 닭가슴살로 가져와 먹으려고 보니까 시원한 맥주가 땡기더라구요. 맥주캔을 열고 시원하게 즐기기는 했는데 1/3도 못 마시고 냉장고로 다시 보냈습니다. 시원한 맥주는 언제나처럼 아주 맛있는데 제 주량이 정말 약해졌어요. 예전에는 정말 한 주량했는데.... 아, 옛날이여!


저는 그레이비 소스를 닭고기 위에 얹는 걸 좋아해요.

그럼 고기요리가 더 촉촉하니 맛있게 느껴지거든요.



다음날 점심에도 첫째랑 둘째가 또 비스킷을 만들겠대요. 무슨 베이킹의 신이 되고 싶은 건지... 저야 편하니까 또 OK. 거기에 첫째께서 달걀 부치기 오믈렛(omelette)이 드시고 싶으시답니다. 첫째가 직접 만든다는데 저야 당연히 OK. 그래서 아래 접시가 점심으로 간단히 완성되었습니다. 샐러드만 제가 후다닥 간단하게 만들어서 올려줬어요. 비스킷과 오믈렛은 첫째와 둘째(특히 첫째)가 만든 거구요. 식구들이 이렇게 똑같은 구성으로 한 접시씩 만들어서 모두 깨끗이 비웠습니다.




점심은 위와 같이 비우고 저녁에는 첫째와 둘째가 컵케이크를 만들어 줬습니다. 총 24개 구웠는데 굽자마자 식구들이 집어가서 14개 남았네요. 따뜻한 컵케이크도 아주 맛있거든요. 블랙커피 한잔 함께 하면 더 좋구요. 아이들은 엄마랑 아빠가 자기들이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으면 정말 기뻐해요. 제 아이들은 부모가 맛없는 것도 아이들 기살린다고 거짓 칭찬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압니다. 맛없으면 맛없다고 하고, 혹시라도 성의없이 뭔가 만들면 시간과 재료 낭비했다고 혼내줍니다. 그래서 저희가 칭찬하면 진짜 맛있는 거죠. 아이들이 만든 컵케이크, 비스킷, 오믈렛은 아주 맛있어서 칭찬 한번 해주고 남푠이랑 저는 먹느라고 바쁩니다. 음식은 열마디 칭찬보다 한번 칭찬하고 맛있게 계속 먹는게 진짜 칭찬이죠.




피닉스가 선선해지면 이번 가을부터 둘째도 달걀 부치기부터 요리를 시작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지금 둘째가 요리할 생각에 기대가 엄청 크답니다. 으흐흐~ 요리하기 좋아하는 자식들덕에 이 엄마가 너무 늘어지는 거 아닌가 몰라요. 저는 진정으로 팔자 핀 엄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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