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무(Turnip)를 넣은 갈비탕을 만들어 먹고 나서

냉동실에 소갈비와 립아이 (꽃등심) 짜투리 고기를 보관한 것이 있어서 갈비탕을 끓여 먹기로 했습니다. 갈비탕에는 무가 들어가야 국물 맛이 시원하니 좋아서 집근처 미국 일반마트에서 단무지무를 사려고 했어요. 한국무 대신에 단무지무를 넣어도 고깃국 맛이 시원하니 거의 한국무 넣은 것과 비슷한 맛을 내거든요. 보통 미국 일반마트에서 단무지무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저희동네에서 인기가 별로였는지 거의 2주 동안 찾아봤는데도 찾을 수가 없네요. 한국무는 동네 일반마트에서 팔지 않아서 찾아봐야 소용도 없고... ㅠㅠ


그래서 눈에 들어온 것은 turnip. 한국어로는 순무라고 하는 자주빛이 도는 무입니다. 한국에서 순무로 김치를 만든 (또는 김치에 넣는) 것을 어떤 블로그에서 본 것이 기억났어요. 그래서 갈비탕에 순무를 넣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순무가 파운드에 $1.39였으니까 (454g당 1,529원) 그다지 좋은 가격은 아니였지만, 무가 필요하니까 실험정신 가득 안은 채 순무를 사왔습니다.


순무(turnips)



순무를 씻고 껍질을 벗기니까 아래와 같은 이런 모습이 나옵니다. 예상과 달리 한국무와 약간 다른 모습이라 살짝 당황... 우선 조그맣게 잘라서 맛을 봤더니만 순무에서 전분 맛도 나요. 무는 무인데 꼭 무에 고구마가 섞인 듯한 그런 맛입니다. 순무 자체만 먹으면 그다지 나쁘지 않은데 갈비탕에 넣으면 원하는 국물 맛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조금씩 걱정스러워졌어요. 그렇다고 무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갈비탕은 맛이 별로 일것 같고 해서 눈 딱감고 순무를 넣었습니다. 결과는....




예상대로 갈비탕 속 순무 자체는 별로입니다. 고깃국에 넣고 함께 끓이면 순무가 너무 물컹해지더라구요. 한국무나 단무지무는 고깃국에 넣어도 이 정도까지 물컹해지지 않는데 순무는 그렇더군요. 국물 맛도 약간 다르긴 한데 순무를 넣은 것이 갈비와 고기만 가지고 끓인 것보다는 낫긴 합니다. 다만 순무는 너무 물컹해져서 먹고 싶지 않았구요. 원래 저는 고깃국의 무를 아주 좋아하는데 이 순무는 먹고 싶지 않아서 다 걸러내서 버렸습니다.


혹시라도 한국무가 없어서 대체 무를 갈비탕 또는 소고기국에 넣는다면 되도록 단무지무로 선택하세요. 단무지무를 고깃국에 넣으면 한국무 넣은 것과 거의 같은 맛을 냅니다. 순무를 넣으면 고깃국의 국물맛은 그럭저럭 괜찮지만 익은 순무 자체의 질감이 많이 물컹거려서 고깃국 속 무의 맛은 별로였구요. 해외에서 갈비탕이나 소고기국 끓이실 때 제 갈비탕에 순무넣기 실험이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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