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고치는 재미

어제는 안방에 딸려 있는 화장실 배관에 문제가 생겨서 고칠 재료를 찾으러 온 가족이 로우즈(Lowe’s)로 총 출동을 했습니다. 미국에 사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이야기지만 집을 짓거나 고치거나 인테리어 등을 하기 위한 재료나 정보를 얻기에는 로우즈나 더 홈 디포(The Home Depot, 간단히 홈 디포)가 가장 적절한 매장들이지요. 로우즈나 홈 디포 모두 창고형으로 운영되는 할인점이라서 가격도 저렴하고 물품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사진출처: Google Images



이곳들은 대부분 고객들이 직접 집을 고치고 업그레이드 하는 것을 장려합니다. 하지만 부엌 인테리어, 카펫이나 하드우드 플로어 깔기 등 좀 혼자하기 힘든 것들은 마땅한 전문업자를 소개시켜 주기도 합니다. 한국도 그렇겠지만 제가 사는 이곳 미국에서도 인테리어나 건축업자 하나 잘못 만나면 이만저만 금전적인 손해에 집은 집대로 망가지고 여러 괴로운 일들이 생깁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전문업자 때문에 속 썩고 금전적 손해 보느니 로우즈나 홈 디포에 가서 혼자 또는 가족끼리 해보려고 노력들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혼자 또는 가족끼리 하다보면 비용이 훨씬 싸게 드는 것도 무시할 수 없구요.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로우즈나 홈디포에 갈 때마다 지름신이 강림하려고 꿈틀거리는 그 강한 징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저것 예쁜 걸 보다보면 자꾸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지요. 제가 한국에 살 때는 지름신 강림이라는 표현을 거의 들어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 많이들 쓰는 것 같아서 저도 한번 이 표현을 빌려 봤습니다. 지름신 강림이란 표현도 재밌네요. ^^


한번 집 안팎으로 업그레이드를 하기 시작하면 지출이 상당히 커지게 됩니다. 게다가 예상치 않던 것을 고치게 되는 상황까지 생기게 되면 비용이 생각 외로 높아지지요. 그래서 눈을 찔근 감고, ‘참자! 꼭 필요한 것만 사고 가자!’ 열심히 되뇌이고 왔습니다. 한번 지름신의 유혹에 빠지면 멀쩡한 것도 고치고 싶어져서 엄청난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되니까요. 어제는 꼭 필요한 것만 잘 사가지고 와서 안방 화장실 배관문제도 깔끔하게 잘 고쳤습니다. 대부분의 일은 남편이 했지만 저도 조수일을 하면서 좀 도왔고, 아이들은 아빠 하는 일을 저 멀리 안전거리를 두고 구경했지요. 이러다 보니까 온 가족이 참여(?)하는 집안일이 되었습니다.


잘 고쳐놓으니까 슬슬 재미가 생깁니다. 몇달 후에는 아이들이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2번째 거실(family room)을 단장해 보려고 합니다. 남편이랑 둘이 유투브나 다른 곳에서 인테리어 관련 자료를 찾아서 거실과 잘 맞는 예쁜 디자인을 천천히 시간을 두고 생각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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