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입아웃 (Wipeout)

“와입아웃(Wipeout)”은 ABC에서 방영하는 게임쇼 프로그램입니다. 이 발음을 와이프아웃이라고 쓰려고 했더니, 소리가 wife out으로 들려서 좀 이상하네요. 그래서 와입아웃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원래 이런 종류의 게임쇼는 일본에서 잘 만드는데 와입아웃도 일본 게임쇼의 영향을 상당히 받은 것 같습니다. 방송사에게 이런 게임쇼는 정말 좋지요. 참가자들이 일반인이고 우승 상금도 $50,000(약 6천만원) 정도라서 게임쇼 진행자들에게 주는 비용까지 고려하더라도 편당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얼마 들지않습니다. 그래서 시청률만 좋다면 방송사에게 있어서 이런 게임쇼는 효자상품이지요.

 

근간에 미국에서 방영했던 많은 이런 종류의 게임쇼가 별로 재미를 못 봤는데 이 와입아웃만큼은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제 아이들은 와입아웃이나 케이블에서 보여주는 일본 게임쇼 “익스트림 일리머네이션(Extreme Elimination)”, 또는 “닌자 워리어(Ninja Warrior)“를 정말 좋아합니다. 지금 만 8세인 첫째 아이가 1살을 갓 넘겼을 때 이 익스트림 일리머네이션을 보더니 너무 재밌다고 깔깔깔 웃더군요. 그리고는 완전히 이 쇼에 빠졌었습니다. 어른들이 “상금을 타기위해” 열심히 하는 이런저런 힘겨운 도전이 아기에게는 아주 재밌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첫 아이를 비롯한 15개월짜리 막내까지 4 아이들 모두 이런 종류의 게임쇼에 푹 빠져있습니다. 

 

겨울 와입아웃 Winter Wipeout (사진출처: ABC)

 

 

원래 와입아웃은 여름 시즌 마땅한 드라마들이 없는 시기에 땜질용으로 방영되었던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보통 봄에 주요 시즌에 다 끝나기때문에 새 시즌이 시작되는 가을까지 여름에는 이렇다할 볼 거리가 적습니다. 가끔 이런 여름 시즌의 공백을 살려 성공하는 드라마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정규 시즌의 시작이 가을이라서 여름 시즌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적게 받습니다.

 

와입아웃은 이런 시즌 공백을 잘 살려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고 방송사에게는 솔솔한 벌이까지 도와주고 있습니다. 2008년 6월에 처음 방송이 시작된 와입아웃은 지금껏 여름에만 3시즌을 방영해 모두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와입아웃 팬인 제 아이들은 여름만 되면 즐거운 시청의 기대감에 한창 들뜨지요. 그런 저희 아이들의 사랑을 알아챘는지 ABC에서 2011년 1월부터 시즌 4 “겨울 와입아웃(Winter Wipeout)”을 방영했습니다. 여름에 방영하는 이 쇼가 잘 되니까 정규시즌이 진행되는 겨울철에도 와입아웃을 방송하는군요. 저희 아이들이야 정말 신났지요. 와입아웃이 방송되는 목요일이 되면 하루종일 노래를 부릅니다. “엄마, 8시에 와입아웃하니까 잊지말고 TV 꼭 같이 봐요.”

 

저도 아주 예전에 한국에서 비슷한 게임쇼가 있었을 때 한번 참가했는데 고생 정말 많이 했었지요. 그때 그걸 하겠다고 열심히 노력하던 절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옵니다. 그래서 와입아웃 참가자들이 고군분투하는 걸 보면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 일본 게임쇼나 미국 게임쇼나 참가자들중에서 왜 그리 독특한 분들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동네 이웃에게서는 흔히 보기 힘든 독특한 분들이 게임쇼에 많이 참가해서 그것도 재밌네요.

 

아이들은 재미로 이런 게임을 하겠지만 어른들은 “돈” 때문에 하는 게임, 와입아웃. 드라마 시청이 지루해지고 뭔가 신선한 것을 찾으시면 시청해볼만 합니다. 그리고 혹시 미국에 사시는 분들 중에서 운동신경이 좋아 $50,000의 상금에 도전할만 하시면 도전해 보셔도 좋구요. 이제 3월이 되었으니 겨울 와입아웃도 종방이 될 때가 되었군요. 그럼, 3개월후에 다시 여름용 와입아웃이 시작될 것입니다. 저희 아이들은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