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어거스틴 -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 먼나라 이야기
- 2013. 9. 2. 02:40
내가 바로 미국 도시 중 왕언니!
세인트 어거스틴 (Saint Augustine)
플로리다 북부 도시 2탄으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세인트 어거스틴(Saint Augustine)을 소개합니다. 여기서 가장 오래되었다 함은 당연히 유럽 정착인이 세운 도시 중 가장 오래되었다는 뜻입니다. 유럽인이 오기 전 아메리카 대륙에 미원주민들의 도시도 분명 있었으니까요. 세인트 어거스틴은 저번에 소개해 드린 잭슨빌(Jacksonville)에서 남쪽으로 한 50분 정도 운전하고 내려가면 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스페인의 전격적인 지원을 받은 이태리인 콜롬버스가 1492년 캐리비안 한 섬에 도착을 한 후 유럽의 본격적인 진출(원주민 입장으로는 당연히 침략)이 시작됩니다. 콜롬버스가 캐리비안 해안가를 인도 어디라고 생각하고 인도라고 불렀기 때문에 지금도 캐리비안 지역을 서인도 제도(West Indies)라고 부르는 거구요.
콜롬버스가 스페인의 지원을 받았으니 당연히 스페인의 아메리카 대륙 진출이 제일 먼저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스페인은 여러 토착 왕국 및 세력을 망하게 하고 스페인의 지배하에 들어가게 합니다. 푸에토 리코를 스페인령으로 만든 후 플로리다 쪽으로 개척을 하러 왔습니다. 이 때 처음 왔던 할배가 바로 푸에토 리코 초대 총독인 후안 폰체 데 리온(Juan Ponce de León)입니다.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이 할배가 플로리다(La Florida, 꽃이 만발한 땅)라는 이름을 지어 주셨어요.
이후 스페인와 프랑스 경쟁하며 플로리다를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잘 되진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565년 9월, 스페인 제독인 페드로 메넨데즈 데 아빌레스(Pedro Menéndez de Avilés)가 현재의 세인트 어거스틴에 산 아구스틴(San Agustin)을 세우죠.
이 할배가 페드로 메넨데즈 데 아빌레스입니다.
산 아구스틴이라고 불리게 된 것은 페드로 메넨데즈 데 아빌레스 제독이 1565년 8월 28일에 도시를 세우기 위해 이 지역을 관측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침 8월 28일이 카톨릭 성인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e of Hippo) 축일기간 첫날이라서 이 성인이름을 따서 산 아구스틴(영어식은 세인트 어거스틴)이 된 거구요. 세인트 어거스틴의 건설로 스페인의 플로리다 통치는 공고하게 됩니다. 이로서 세인트 어거스틴은 이후 200여년 동안 스페인령 플로리다의 수도가 되게 됩니다.
1565년 세인트 어거스틴이 세워질 당시의 한국역사를 살펴보면 조선 명종 말기였습니다.
이로부터 2년 후인 1567년에는 선조가 즉위하게 되구요.
아~ 오호통재라! 임진왜란이 30년도 채 남지 않았느니라~
플로리다 지역은 유럽 세력이 서로 잡아먹으려고 경쟁을 많이 했습니다. 처음 스페인령 → 영국령 → 다시 스페인령 이렇게 되다가 결국엔 1819년 애담스-오니스 조약(Adams–Onís Treaty)에 의해서 1822년 완전히 미국령이 됩니다.
역사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세인트 어거스틴이 미국 가장 오래된 도시인데다 스페인 사람들이 세웠기 때문에 스페인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미국 본토에서 가장 오래된 성으로 스페인 사람들이 세운 Castillo de San Marcos(산 마르코스 성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거예요. 1672~96년 건설)도 여기에 있습니다. 해안가 주택들과 거리들도 오래되었는데 스페인 느낌이 강하게 풍깁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유럽에 와 있는 느낌이예요. 참 아름답습니다. 이곳은 정말 강추예요.
산 마르코스 성(Castillo de San Marcos). 바닷가에 있어서 분위기 좋습니다.
세인트 조지 스트리트(St. George Street). 저 여기 자주 다녔어요~~
옆에 있는 아나스테이지아 섬(Anastasia Island)에서 바라본 세인트 어거스틴
시청도 세인트 어거스틴의 역사적 느낌을 살려 아주 멋지게 잘 지었어요. 남편이랑 손잡고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이 근처를 자주 쏴돌아 다닌 기억나네요. 아~ 옛날이여~!
세인트 어거스틴 시청
제가 느낀 바로는 세인트 어거스틴과 인근지역은 플로리다 북부 지역 중에서 좀 풍족한 층이 사는 것 같아요. 원래 플로리다에는 은퇴한 노인층이 많이 내려와 사는데 그 중에서 여유있는 분들이 세인트 어거스틴 근처에 자리를 잡는 것 같더군요. 전체적인 도시 분위기가 깔끔하고 좋습니다.
여기 병원 중에서 플래글러 병원(Flagler Hospital)이 있는데 지인이 잠깐 여기 계셔서 몇 번 갔었지요. 병원시설과 분위기는 참 좋았습니다. 저는 여기 카페테리아에 가서 음식을 자주 먹었다는... 제가 원래 제사 보다는 젯밥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 이 병원이 의술로도 뛰어난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냥 겉모습만 보고 왔으니 거기에 따라 말씀드리는 거예요. 플래글러 병원의 서비스, 외관, 시설은 상당히 좋습니다. ^^
플래글러 병원
크리스마스 시기가 되면 도심에 크리스마스 불빛을 참 예쁘게 해둡니다. 워낙 도시 자체가 예쁘니까 전등빛도 더 빛을 발하더군요. 새해를 맞으러 12월 31일 밤에 남편이랑 세인트 어거스틴에 가서 놀곤 했습니다. 보통 연초까지 크리스마스 전등이 밝혀 있는데 정말 아름답습니다. 새해 파티 하느라 몰려든 손님들로 식당 내부에 자리가 없어서 야외 테이블에서 앉아 음식을 먹었는데 추워서 덜덜 떨었지만 그래도 아주 즐겁고 재밌었습니다. 다 아이들 생기기 전 이야기네요.
근처에는 쇼핑 아웃렛도 있어서 저도 몇번 갔는데 한국분들도 가끔 여기서 봤습니다. 관광왔다가 쇼핑도 하고 가고 그러시나 봐요.
세인트 어거스틴 프리미엄 아웃렛(St. Augustine Premium Outlets)
2700 State Road 16, St. Augustine, FL 32092
저는 세인트 어거스틴의 몇가지 볼거리만 소개했는데 이 외에도 볼게 참 곳입니다. 플로리다하면 대부분 올랜도, 탬파, 마이애미 정도만 기억하시는데 이 역사 깊고 아름다운 세인트 어거스틴에도 꼭 한번 가보세요.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
다음에는 플로리다 북부도시 마지막편, 플로리다 주립대의 도시 게인스빌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 위 사진은 Wikipedia와 Google Images에서 가져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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