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탕 끓여 먹고, 남은 국물로는 다음날 손칼국수

남푠이 갑자기 갈비탕이 먹고 싶다네요. 자기가 끓이겠다고 자꾸 먹자고 저를 설득. 피닉스도 선선해(?)져서 남푠도 따뜻한 국물 종류가 먹고 싶은 모양이예요. 아이들은 소고기국이나 갈비탕 이런 종류의 국/탕류를 아주 좋아해서 당연히 좋다고 하구요.


두번 갈비탕을 끓여서 먹으려고 소등갈비 2 포장을 사왔습니다. 아래는 그 중 한 포장으로 1차 갈비탕을 끓였어요. 나머지 한 포장의 사진은 찍지 않았는데 다음주에 2차 갈비탕을 해먹으려고 냉동실에 잘 보관해 뒀습니다.




갈비탕에 무가 들어가야 제맛인데 무가 없는 관계로 저희가 산 것은.... 단무지무입니다. 미국에서는 단무지무를 일본 발음을 따와 daikon 또는 daikon radish라고 부르죠. 단무지무는 동네 미국 일반 마트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동네 단무지무 가격이 조금 높지만 무 사러 한인 마트까지 운전해서 가는 기름값을 생각하면 동네에서 사는 게 나아요. 동네 마트에서 산 단무지무는 파운드에 $1.59(454g당 1,749원)였었구요. 두번 갈비탕 끓이기 위해 단무지무도 2개 샀습니다.


갈비탕을 위해 산 단무지무 2개 중 하나

미국 단무지무라도 길쭉하니 단무지무다운 자태가 보이죠? ^^



위 단무지무는 이번 갈비탕에 모두 다 넣었고 나머지 하나는 다음 갈비탕을 위해 지금 냉장고에서 잘 쉬고 있습니다. 단무지무를 처음 실험적으로 탕에 넣어보는 거라서 넣기 전 우선 잘라서 맛을 봤는데 일반 한국무와 맛이 거의 같더군요. 안심하고 탕에 넣었더니 역시 맛도 동일합니다. 갈비탕이 시원하니 맛있어졌어요.


남푠이 갈비탕을 시작한지 몇시간 지나니까 국물이 아주 잘 나왔습니다. 거기에 단무지무까지 잘라서 넣으니까 국물이 더 시원해졌구요. 남푠은 국물요리도 참 잘해요.

기특하고 이쁜 남푠~! (콧소리 살짝 넣은 버전)


말만 잘했다고 하면 부족하니까 칭찬으로 남푠 엉덩이도 토닥토닥. ^^


갈비탕 국물이 제대로 우러났기에 잘 익은 갈비는 건져냈습니다. 이 큰 왕갈비를 그대로 주면 아이들이 뜯어 먹기 불편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갈비살을 발라내 적당한 크기로 다 잘 잘라줬습니다. 하지만 갈비 한대는 남겨뒀어요. 제 국그릇에 갈빗대 하나 척 하니 앉아있는 걸로 사진 한장 찰칵 찍으려구요.




요즘 한인 마트에 가지 않았더니 김치가 없습니다. 저희가 김치를 아주 잘 먹긴 하는데 김치없이도 잘 사는 사람들이라서 별 문제는 없구요. 대신 갈비탕과 함께 먹으려고 사과, 당근, 파프리카, 오이, 양상추 등을 섞어 샐러드로 곁들였습니다. 샐러드 드레싱은 따로 넣지 않았구요. 사과와 당근이 들어가서 이미 충분히 달작지근하거든요. 그냥 채소들을 함께 먹으면 신선하니 맛있어요.




드디어 남푠이 만든 갈비탕을 먹어 봅니다. 식당에서 먹는 갈비탕보다 훨씬 맛있어요. 저도 아이들도 모두 남푠의 갈비탕에 두 엄지를 척 올리며 칭찬을 마구 해줬습니다. 아까 갈빗대 하나 남긴 건 제 그릇에 섹쉬~하게 앉아 있군요. 요건 진정 제 꺼!




갈비탕을 충분한 양으로 만들었더니 한번 더 먹을만큼 남았어요. 남은 건 다음날 데워서 아이들에게 점심으로 줬지요. 두끼 해결! 너무나 맘에 들어요. ^^


그런데 이번엔 제가 손칼국수가 너무 먹고 싶어지는 거예요. 블로그 여기저기 구경하고 다니다가 손칼국수 포스팅을 봤는데 거기에 꽂혔나봐요. 전날 먹고 남은 갈비탕 국물을 약간 덜어서 냄비에 따로 두고, 칼국수를 만들기 위해 반죽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밥하고 갈비탕을 함께 먹고 싶다고 해서 추가 칼국수 신청자는 없었구요. 혼자 먹을 분량의 칼국수 반죽만 하면 되니까 제가 더 신났어요. 넘치는 힘으로 열심히 치댄 반죽을 30분동안 숙성시킨 후 밀대로 신나게 밀어주고 자르고 끓는 국물에 칼국수면 투하... 나중엔 제가 좋아하는 달걀도 하나 톡 깨서 풀어줬구요. 우와~ 얌얌.


칼국수에 김치가 없으면 너무 심심하죠. 집에 김치가 없으니까 김치대신 래디쉬(radish) 2단 사온 걸 가지고 겉절이를 만들었습니다. 래디쉬는 붉은 색이 아주 고운 무 종류예요. 래디쉬 2단으로 겉절이를 만들었더니 이것도 딱 제가 먹을 만큼 나오네요. 칼국수도 래디쉬 겉절이도 너무너무 맛있습니다.




다른 분들 손칼국수 만든 걸 보니까 들깨도 많이 넣으시더군요. 그런데 저희집에는 들깨가 없어요. 그래서 통참깨로 듬뿍 뿌려줬습니다. 나름 이쁘게 통깨를 뿌리고 신나게 먹기 시작했는데 먹다가 사진이 생각나더군요. 그래서 위 사진은 이미 먹기 시작한 다음에 찍은 겁니다. 갈비탕 국물이 맛있어서 그런지 손칼국수 맛도 끝내줬어요. 오랫만에 손칼국수를 해먹고 거기에 래디쉬 겉절이도 함께 하니까 속이 든든해졌습니다. 속이 든든하니까 기분도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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