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ned Beef - 성 패트릭의 날 먹는 아일랜드 음식 (2015)

3월 17일은 아일랜드계 미국인들의 축제 "성 패트릭의 날 (Saint Patrick's Day)"입니다. 아일랜드의 수호성인이고 가톨릭의 성인이라 종교적인 날처럼도 느껴지는데, 현재는 미국이든 아일랜드든 핑계거리로 맥주마시며 봄맞이 축제로 변했어요. 세계적으로 성 패트릭의 날이 퍼지게 된 것은 아일랜드보다 더 많은 아일랜드계가 사는 미국의 전파력 덕분이구요. 영국에 늘 치여살면서 서유럽에서도 가장 가난한 편이였던 아일랜드가 근대들어 그나마 영국에 덜 치이는 것은 미국에 아일랜드 국민의 친척들이 다수 거주하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전설이 있지요. 성 패트릭이나 성 패트릭의 날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제가 작년에 올린 포스팅이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 하세요.




2014년 성 패트릭의 날 뉴욕 행진을 구경 나온 시민들 중에서

구경 나온 사람이 더 잘 차려입었네요. ^^

(사진출처: NY Daily News)



저희는 혈연적으로 아일랜드와 전혀 관계없지만 매해 성 패트릭의 날이 되면 미국화된 아일랜드 전통음식 "corned beef"를 해먹습니다. 저희는 설날과 추석에는 Korean American, 성 패트릭의 날에는 Irish American, 싱코 데 마이오(Cinco de Mayo)에는 Mexican American 등등으로 변하거든요. ^^ 그리고 제 남편이랑 아이들이 이 corned beef를 아주 좋아해요. 다들 입맛이 참 국제적입니다. 저한테 corned beef는 있으면 적당히 먹는 음식이지만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구요. 올해 성 패트릭의 날인 3월 17일은 화요일이예요. 평일이라서 남편이 바쁘기 때문에 복잡함을 피하기 위해 지난 일요일 이틀 앞당겨 corned beef를 저녁으로 먹었습니다. Corned beef는 제가 만드는 게 아니라 남편이 만드는 음식이라서 남편이 편한 날에 만드는 게 좋거든요. 참고로 성 패트릭의 날은 그냥 즐기는 날일 뿐 미국 공식 공휴일은 아닙니다.


 여기서 잠깐 


전에도 몇 번 말한 적 있지만 corned beef에서 corned는 옥수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Corned beef는 옥수수와는 전혀 상관없이 소금에 오랫동안 절여 가공한 소고기 양지머리(brisket)이예요. 여기서 corned를 쓴 이유는 쌀이나 귀리 크기의 소금 알갱이를 썼다는 뜻입니다.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corn은 곡류를 의미합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corn이 옥수수가 된 이유는 옥수수를 Indian corn이라고 불렀기 때문이구요. Indian corn이 간단하게 변형되어 그냥 corn으로 굳혀진 거지요. 옥수수는 엄밀히 corn이라기 보다 maize가 더 맞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corn으로 지칭합니다.



Corned beef를 사려고 마트에 갔더니만 가격이 작년보다 비싸졌네요. Corned beef로 가공하는 양지머리는 육질이 질겨서 전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부위였는데 말이죠. 미국도 요즘보면 물가가 아주 많이 올랐어요. 육류 중에서는 소고기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것 같구요. ㅠㅠ Corned beef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붉은 껍질 감자, 당근, 양배추 등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맥주도 필요하구요. 맥주는 3달 전에 12캔 사둔 것이 아직도 많이 남아서 그걸로 썼습니다. Corned beef 만드는 법은 작년에 제가 자세히 올렸어요.




위의 사진 속 재료들은 당근 빼고는 모두 다 corned beef 요리에서 다 썼어요.

당근은 위 포장에서 1/4쯤 요리에 넣은 것 같아요.



인고의 시간이 지난 후 잘 익은 corned beef가 오븐에서 나왔습니다.


짜잔~!

고기 안쪽이 촉촉함을 잘 유지하고 있어요. 아주 잘 익었네요.



Corned beef를 잘라 각자의 접시에 덜어 놓고 corned beef와 함께 오븐에서 구운 붉은 껍질 감자와 당근, 그리고 따로 냄비에서 찐 양배추를 옆에 놓습니다. 그럼 corned beef 접시 완성!!!




남편이 총 주방장, 저는 보조 주방장이였지만 만드느라고 서로들 수고했으니까 맥주 한 캔을 따서 둘이 다정하게 나눠 마십니다. 당근 껍질은 제가 벗겼어요. 그리고 당근하고 감자 자르는 것도 제가 했구요. 아이고, 어깨 아파라~~! (아주아주 약간 엄살 포함해서...) 어깨가 약간 아프니까 맥주를 마시며 몸을 풀어줘야 합니다. 큭큭. 




엄마랑 아빠만 특별 음료를 마시면 아이들이 삐지겠죠? 그래서 아이들은 오렌지 쥬스로 마십니다. 아이들의 각자 접시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오렌지 쥬스를 나눠주다 보니까 오렌지 쥬스 병에 히브루 문자와 함께 문구가 하나 있습니다. "Kosher for Passover". 그러고 보니까 곧 유대계의 명절인 유월절(Passover) 시기가 다가오겠네요.




그러고 보면 봄에 미국에는 문화별로 축제가 많아요. 아일랜드계의 성 패트릭의 날, 유태계의 유월절, 그리고 기독교계의 부활절도 있구요. 역시 봄은 좋은 것이여! 봄 봄 봄 봄 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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